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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on 2009/09/29 00:47
Filed Under 리뷰:Review

"묘한 소녀에 대하여 이야기를 꺼내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놀라울 정도로 재능을 가진 소녀와 그 소녀를 지켜보는 한 중년남성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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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코스모스 - 8점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북폴리오

문학
2008년 5월 30일
5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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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디션을 소재로 소설의 내용 전개가 긴박하게, 마치 영화를 보듯이 빠르게 지나간다.
소설 속 주인공 작가처럼 이 책의 실제 작가는 글을 쓰면서 어떠한 생각을 했을지 궁금...
현실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다소 환상적인 내용으로 읽는 내내 호기심을 자아낸다.



2009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한 온다 리쿠,
Photo courtesy of 한겨례


인상깊은 부분

8쪽:

    가미야에게는 원고를 쓸 때 독특한 버릇이 있었다.
    자기 집 책상에서는 일을 시작하지 못한다는 버릇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재수생 시절부터 시작된 버릇일지 모른다. 침침한 재즈 다방이나 커피숍에서 공부가 훨씬 잘 되었다. 대학 때는 물론 찻집에서 살다시피 했고, 영업사원 때는 패밀리레스토랑이나 150엔 커피숍의 작은 테이블에서 원고 매수를 채우는 버릇이 붙었다.
    그 때문인지 지난해 부모와 동거할 2세대 주택을 신축하면서 기껏 작은 작업실까지 마련해 놓고도, 그쪽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여전히 역 앞 찻집이나 패밀리레스토랑, 심지어는 옛 동료들의 사무실 구석까지 가서 원고를 쓴다.

61쪽:

    "어?"
    "돌잖아?"
    놀라움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정말 놀이기구가 돌고 있었다. 소녀는 꼭대기에 앉아 있는데, 놀이기구가 서서히 돌기 시작했다.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고, 주위에 아무도 없는데도.
...
    소녀는 여전히 하늘을 보고 있었지만, 두 손은 어느새 등 뒤로 돌아가 있었다. 십중팔구 등 뒤로 돌린 두 손으로 놀이기구의 가장 높은 부분을 잡고 몰래 회전시키고 있는 게 틀림없다.
    이쪽에서는 보이지 않을 것도 계산에 들어 있을 것이다. 멀리서 보기에는 마치 놀이기구가 저절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것도.
    또다시 소름이 돋았다.

147쪽:

    나에게 그런 꿈꾸는 힘이 있을까. 만약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분수에 맞는 세계를 쓸 능력밖에 없다는 것이 드러난다면. 그러고도 계속 글을 써나갈 수 있을까.
    가미야는 자기가 두려워하던 것이 이 일에 실패하는 게 아니라 그 부분이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자신의 한계를 통감하게 된다면 그 뒤로 창작을 계속할 자신이 없다.
    무섭다. 무섭지만, 한번 시험해 보고 싶다.
186쪽:
    "상냥하고 품위 있게, 눈에 띄지 않게."
    아스카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아라가키를 보았다.
    "그러면서도 죽음의 천사란 말이죠?"
    "그래."
    아라가키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아스카는 생각에 잠겼다.
    왜 그런지 다쓰미는 그녀가 진지하게 생각에 잠기면 무서워진다. 입단 테스트 때부터 그랬다. 그녀는 승산이 있을 때 생각에 잠긴다는 생각이 든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음미하는 것이다.
201쪽:
    그녀는 "보세요, 당신들이 갈 곳을!"과 "당신들의 참된 목적지를!"로 나눠 말하고, 그러고 나서 그 가면을 쓰고 객석을 돌아보았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가.
    다쓰미는 자신이 분석 모드로 전환된 것을 깨달았으나, 지금은 무대를 끝냈다는 흥분보다 그 문제가 더 크게 마음을 차지하고 있었다.
    어제 이 대사는 우리 열 명에게 한 것이었는데, 오늘은 객석을 향해, '관객들'을 향해 한 것이 된다.
    게다가 객석을 향해 돌아선 죽음의 천사에게는 얼굴이 없고, 얼굴이 있어야 할 부분에 '관객들'이 비쳐 있었다. 누구나 자기 인생의 허무함을 본 것 같아 섬뜩했을 게 틀림없다. 연극의 제목이자 테마기도 한 등장인물들의 '목적지'는 관객의 '목적지'로 변모된 것이다.
222쪽:
    그때까지 콘서트에도 가본 적이 없는 아스카는 장내의 웅성거림, 사람들의 기대와 흥분에 우선 놀랐다. 다 함께 꼼짝 않고 앉아 어떤 체험을 공유한다는 게 신선했다. 특별하고 화려한 공기. 이런 세계가 있었다니. 아스카는 전단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눈 높은 관객들의 표정과 무대의 막을 두리번두리번 살폈다.
    그리고 막이 올랐다.
    어둠 속에 환희 밝혀진 빠끔히 열린 공간. 눈앞에 하나의 세계가 있다. 바로 저 앞에 있고 같은 공기를 마시는데도 전혀 다른 세계가.
328쪽:
    "프로들 중에서 오디션 참가를 의뢰할 배우를 고른 사람은 저고, 이 공연 프로듀서이기도 하니까요."
    "네?"
    교코는 놀라 눈앞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
    호리호리하고 나이를 알 수 없는 남자. 노인 같기도 하고, 젊은 사람 같기도 하다. 머리는 희끗희끗하고, 국적을 알 수 없다.
    "...... 세리자와 다이지로 씨이신가요?"
    교코가 낮은 목소리로 묻자 남자는 히죽 웃었다.
    "교코 씨가 어렸을 때 댁에 찾아간 적이 있는데, 많이 컸군요."
449쪽:
    별안간 팔을 붙들려 일으켜 세워진 아스카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다쓰미는 자기 이름을 외쳐대지, 다들 자기를 돌아보고 있었다.
    아스카는 다쓰미와 객석을 멍하니 보기만 했다.
    그러다가 쏘아보는 듯한 시선을 깨닫고 맥없이 돌아보았다.

    아즈마 교코가 자기를 보고 있었다.
426쪽:
    관객은 잔혹하다. 조금 전 실패한 아즈미 아오이 생각은 이미 까맣게 잊어버렸다. 누구나 이제부터 펼쳐질 연기를 생각하며 가슴설렌다.
460쪽:
    그때 아스카가 움찔했다.
    관객이 흠칫 놀란다.
    총성을 신호로 그녀는 교코와 다른 표정을 보였다. 정신이 든 것처럼 동작을 멈춘다.
    "역시 그쳤네."
    교코가 그렇게 중얼거린 순간. 아스카가 뒤로 스윽 물러났다.
    가미야는 흠짓했다.

    '그림자'가 떨어져 나갔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움직임이었다. 그때까지 블랜치 뒤에 바짝 달라붙어 있던 그림자가 분리된 것이다.
    그림자의 반란.
    아스카는 무표정한 얼굴로 교코의 정면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팔짱을 끼고 위압적으로 가로막고 섰다. 갑자기 그림자가 실체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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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9 00:47 2009/09/29 00:47

Posted on 2009/09/12 16:12
Filed Under 리뷰:Review

"지금과 다른 어린 시절의 어머니 모습이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한 장씩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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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 10점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문학
2007년 1월 9일
4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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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학이 좋다.
흔히들 일본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하지만, 일본 작가들의 글을 보면 누구보다 더 솔직하다.
국적, 인종에 상관없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 마음은 누구나 똑같지 않을까 :)

프로필 이미지
릴리 프랭키,
Photo courtesy of Daum Blog

나이 서른이 가까워지면서 잊혀간 그 시절, 어렸을 때는 어쩜 그리도 열심히 하셨는지 의아할 정도로 어머니의 강인한 모습이 눈앞에 떠오른다. 초등학교 때 갖고 싶은 물건을 사달라고 떼쓰면 기어코 사주시고, 중고등 학교 때는 남들 다 하는 건 꼭 시켜야 한다며 학원에 과외 이것저것 다 시키고, 군대에 갈 때 그렇게 만류했건만 훈련소까지 따라오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스르르 하며 하나씩 떠오른다.

소설이든 노래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좋아하게 된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소설이 아닐까...

도쿄타워 아래에서
Canon EOS 50D | Auto W/B | 1/80sec | F4.5 | 0EV | 50mm | ISO-1000 | 2009:08:11 21:01:31
책을 읽고 그 다음 달 일본여행에서 찾아간 도쿄타워



인상깊은 부분

6쪽: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계속해서 빙글빙글 돌아버리는 우리가 그것을 동경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사람들은 그곳을 향해 나아간다. 태어난 땅에 등을 돌리고, 그것처럼 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도쿄로 나온다.
    이 이야기는 오래전에 그것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상경했었고 결국 떨려나서 고향으로 돌아갔던 내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이곳에 나왔다가 돌아갈 곳을 잃어버린 나, 그리고 단 한 번도 그런 환상을 품은 일이 없는데도 도쿄까지 따라 나왔다가 돌아가지 못한 채 도쿄 중턱에 영면(永眠)한 내 어머니의 조그만 이야기이다.

26쪽:

    그 여고생은 마침 그 장난감을 가지고 있어서 날마다 그걸 함께 불면서 놀았다. 빨대는 완전히 공용이어서 서로 번갈아 불어가며 풍선 크기를 다투었는데, 그런데 말이다, 그 여학생은 대체 어떤 전염병이었을까요...
    어른이 된 뒤에 그 일을 생각할 때마다 여간 마음에 걸리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누군가 "정 궁금하면 알려줄까?"하고 나선다면, 물론, 전혀, 하나도 알고 싶지 않다.

46쪽:

    돌아온 카드 앨범을 손에 들고 지그시 바라보았지만 '그렇게까지 해가면서, 나도 이딴 거, 필요 없고만...'이라고 생각했다.
    그후 '아랫도리 홀딱 건강법' 아버지와 엄니 사이에 부모들 간의 화해 인사도 집행된 모양이었다.
    가난은 비교할 것이 있을 때 비로소 눈에 띈다. 이 동네에서는 생활보호를 받는 집이나 그렇지 않은 집이나 사회적인 지위는 달랐어도 객관적으로는 어느 쪽이 더 여유 있게 사는지 별반 눈에 띄지 않았다. 부자가 없으니 가난뱅이도 존재하지 않았다.

63쪽:

    빙글빙글 헤집고 다니려니 숨까지 막혀왔다.
    초라하게 시들어버린 정원, 그 주변을 빙 둘러싼 복도를 몇 바퀴나 빙글빙글 돌았다. 빙글빙글, 빙글빙글 빙글빙글.
    그 싫은 아저씨에게 어째서 엄니는 그토록 상냥한 걸까. 빙글빙글, 빙글빙글.
    화투를 할 때처럼 어째서 담배를 푹푹 피우지 않는 걸까. 빙글빙글, 빙글빙글.

80쪽:

    "뭐, 됐네. 이런 거면 좋겄지?"
    그러면서 아부지는 완성 3분 전 상태에서 붓을 내려놓더니 "그럼 나는..."이라며 집안으로 들어가 외출 준비를 시작했다.
    아니, 하자고요, 끝까지. 조금만 더 하면 완성되는데, 싫증이 났나, 갑자기? 약속 시간이 되었나?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제 5분도 안 되어 끝나는 지점까지 왔는데, 왜? 어째서? 뭐야, 아부지, 하다가 말아버리는 그 어중간한 짓?
    어째서 끝까지 만들어 주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그때가 내 모든 추억 중에서 가장 아부지가 아버지다웠던 순간이었던 것만은 틀림이 없다.
    누가 보더라도 우리 두 사람이 부자지간으로 보였을 시간이었다. 그리고 내가 아부지와 보낸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고 가장 흐뭇한 시간이었다.

124쪽:

    "이제 크라운도 영 틀렸지?"
    "애초부터 그렇고만. 백 엔짜리 라이터 회사가 구단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얘기였어. 거봐, 에가와도 거인 쪽이 오히려 좋았잖여."
    "그려도 야쿠르트는 백 엔도 안 되는디?"
    "야쿠르트는 날마다 먹는 거잖여. 라이터는 한 번 사면 한참 쓰는 거고. 그러니 돈이 벌릴 리가 있냐고."

175쪽:

    그리고 며칠 뒤, 엄니는 마음을 다져먹은 듯 힘찬 목소리로 전화를 해왔다.
    "엄니도 앞으로 일 년만 더 애를 써볼 테니께, 너도 다시 한 번 기합을 넣어서 앞으로 일 년, 졸업 때까지 착실하게 혀봐. 어뗘, 할 수 있겄냐?"
    "아, 응... 할 수 있을 거야..."
    "어쩔 수 없고만. 유급해라."
    결국 4학년 여름이 지난 시점에 아무리 발버둥 쳐도 학점이 부족해서 나는 5학년이 되고 말았다. 죄송하다는 마음에 시달리면서도 일단 게으른 근성이 배어버린 나는 그 반성도 한 순간, 자, 내년 봄까지는 상당히 시간이 남아돌겠구나, 라는 식으로 날마다 파친코에 들락거리는 타락의 나날을 계속했다.

212쪽:

   "수술해?"
   "수술이야 하지. 갑상선하고 성대 쪽에도 조금 생긴 모양이여. 수술은 갑상선 쪽만 하고 성대 쪽은 안 떼어낼 거고만. 그걸 떼어내면 목소리가 안 나올 테니께."
    엄니는 의사와 상의한 끝에 수술을 받는 조건으로, 성대 쪽의 암은 다른 치료방법을 썼으면 좋겠다고 말한 모양이었다.
    성대까지 적출수술을 받으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된다. 하지만 그쪽을 남겨두면 완치를 위한 수술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엄니는 그래도 고집스럽게 목소리만은 남겨두려고 했다.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간 당연한 일처럼 말하고 웃고 노래해온 사람이 앞으로 평생 목소리 없이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예, 어쩔 수 없지요, 하며 순순히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을 것이다.

233쪽:

    다른 누구도 아닌 엄니가 그러고 있었다...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엄니는 여느 때처럼, 일은 잘 되느냐, 몸조심하고 열심히 해라, 라면서 수화기를 내려놓으려고 했다. 나는 무의식중에 다급하게 엄니를 불렀다.
    "엄니!"
    "왜 그랴..."
    "도쿄로 올래?"
    "에?"
    "도쿄에서 나랑 함께 살까?"

269쪽:

    나는 왜 그랬는지, 성인잡지로 얼른 얼굴을 가리고 슬그머니 두 사람의 행방을 눈으로 좇았다.
    아부지가 바구니를 들었고 엄니가 그 곁을 따라가며 과자 진열대로 향하고 있었다. 물건을 손에 들고 뭔가 이야기를 하던 끝에 전병을 바구니에 넣고 페트병 보리차를 사들였다.
    거의 본 적이 없는 부부다운 모습이었다. 아부지와 엄니가 진짜 부부인 것처럼 보이는, 내 기억에 별로 없는 정다운 모습이었다.
    그때의 엄니의 얼굴은 잊어버리려 해도 잊혀지지 않는다.
    암에 걸린 주제에 엄니는 정말 몹시도 즐거워 보였던 것이다.

274쪽:

    거울에 비친 도쿄 타워를 보며 미소 짓는 엄니. 창문 너머로 직접 그것을 바라보는 아부지. 그리고 그 두 사람과 두 개의 도쿄 타워를 함께 바라보는 나.
    웬일인지 우리는 그때 그곳에 함께 있었다. 따로따로 떨어져 살던 세 사람이 마치 도쿄 타워에 끌려들기라도 한 것처럼 그곳에 함께 있었다.

312쪽:

    바닥에 시트를 깔고그 위에 의자를 놓고서 오츠키 씨가 가져온 도구를 차려 놓자 살풍경하던 세면실은 마치 작은 미용실처럼 변했다. 간호사와 다른 환자들이 들여다보고 "와아, 멋진데요?"라며 인사를 건네고 갔다.
    식욕이 없어서 링거 주사를 맞아가며 머리손질을 했지만, 여자의 마음이란 이런 일에 힘과 용기가 나는 것인지 그때 엄니는 얼굴이 환해져서 병 따위는 잊어버린 것 같았다.
    나는 그 모습을 곁에서 바라보며 몇 장인가 사진을 찍었다. 내 파인더 속에는 건강하던 무렵과 똑같은 표정의 엄니가 남았다.

336쪽:

    자동차로 병원에 달려갔을 때는 면회시간도 진즉에 끝난 시간대였지만, 엄니의 병세가 그쯤 되고 보니 나는 그런건 상관없이 언제라도 병동에 드나들었다. 응급 입구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향해 어두운 복도를 총총걸음으로 엄니의 병실로 향했다.
    병실에 들어서자 엄니의 침대가 있던 자리에 짐도 명찰도 사라지고 없었다.
    뭔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어렸을 때, 낯선 아저씨와 함께 건강랜드에 갔다가 엄니를 잃어버렸을 때처럼 빙글빙글 마음이 쏠려드는 듯한 그 느낌.

410쪽:

어머니란 욕심 없는 것입니다.
내 자식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내 자식이 큰 부자가 되는 것 보다
하루하루 건강하게 지내주기만을
진심으로 바라고 기원합니다.
아무리 값비싼 선물보다
내 자식의 다정한 말 한 마디에
넘칠 만큼 행복해집니다.
어머니란
실로 욕심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머니를 울리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몹쓸 일입니다.

415쪽:

    도쿄 타워의 창에 펼쳐진 하늘은 파랗고 서서히 지평선을 향하면서 하얗게 녹아들었다. 햇살이 부드럽게 바다와 도시를 비추었다.
    나는 내내 머나먼 저쪽을 바라보았다. 목에 건 조그만 가방에서 얼굴을 내민 엄니도 같은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엄니,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참말 다행이네."


 "東京にもあったんだ(도쿄에도 있었네)"
오다기리 죠 주연의 영화 "도쿄타워" 엔딩 크레딧 삽입곡

가장 좋아하는 일본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의
영화 "용의자 X의 헌신"과 드라마 "탐정 갈릴레오"에
주연으로 출연한 배우 겸 가수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곡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다른 곡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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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2 16:12 2009/09/1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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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계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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